대전 대표 건축 자산
구 철도청 보급창고 3호
이 프로젝트는 보급창고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면서 대전역과의 연계를 고민하고 대전역 동광장의 단절된 도시 맥락을 체류 시간 기반의 프로그램 조닝과 입체적 동선 체계로 재해석하여, 환승 인프라를 복합문화 공공건축으로 전환한 건축적 제안이다.
산업유산에서 출발한 설계: 구 철도청 보급창고 3호의 재발견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대전역 동측에 남아 있는 구 철도청 보급창고 3호에 대한 재인식이다. 이 건물은 단순한 노후 창고가 아니라, 철도 물류의 시대를 증언하는 산업유산이자 대전이라는 철도도시의 형성과 성장 과정을 함축하는 장소적 흔적이다. 설계안은 이 보급창고를 철거되거나 주변 맥락에서 소외된 과거의 잔존물로 보지 않고, 오늘날 동광장의 새로운 공간 질서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 유산으로 해석한다.
특히 보급창고 3호는 대전역 동광장이 지닌 장소성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 동광장은 이동과 통과 중심의 비장소로 작동하고 있지만, 보급창고는 이 부지에 여전히 남아 있는 역사적 두께를 보여준다. 따라서 본 계획은 환승센터를 새로 삽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급창고의 기억을 중심축으로 삼아 동광장과 철도역사문화공원, 복합환승센터가 하나의 서사로 읽히도록 구성한다. 즉, 이 건축은 새로운 시설의 신축이 아니라, 산업유산의 기억을 현재적 공공성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보급창고의 구조적 DNA를 현대 대합실로 전이하다
구 철도청 보급창고 3호가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이유는 단지 역사적 상징성 때문만이 아니다. 설계는 보급창고가 지녔던 중앙 기둥 없는 목구조의 장스팬 공간에 주목하며, 그 구조적 논리를 현대 환승센터의 대합실로 재해석한다. 과거 보급창고의 무주공간은 물자의 빠른 적재와 이동을 위해 형성된 합리적 구조였고, 이러한 공간의 논리를 오늘날 사람의 이동과 체류를 수용하는 공공적 내부공간으로 바꾸어낸다.
그 결과 차가운 철근콘크리트 기반 위에 따뜻한 목구조가 중첩되는 대합실이 형성된다. 사용자는 도시 인프라의 거친 외피를 지나 내부로 들어오며, 보급창고의 기억을 연상시키는 장대한 목구조 아래에서 환승과 대기, 체류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형태 모방이 아니라, 철도 산업유산의 구조적 원리를 현대 공학목재와 공공건축 언어로 계승한 텍토닉적 해석이다. 다시 말해, 보급창고 3호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환승센터의 공간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건축 원형으로 기능한다.

보급창고의 기억을 동광장과 도시 재생의 축으로 확장하다
이 설계에서 구 철도청 보급창고 3호는 개별 건축물에 머무르지 않고, 동광장 전체를 재조직하는 도시적 매개체로 확장된다. 계획안은 보급창고를 향해 중정과 광장의 축을 열어두고, 복합환승센터의 중앙 공간이 역사적 건축물과 시각적·공간적으로 마주하도록 설정한다. 이를 통해 보급창고는 주변 개발 속에 묻히는 배경 건물이 아니라, 새롭게 형성되는 공공공간의 기준점이자 장소 기억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또한 동광장에서 대형계단, 상업마당, 옥상정원, 환승구역으로 이어지는 입체적 보행 시퀀스는 과거 철도 물류의 흐름을 오늘날 시민의 이동과 체류의 흐름으로 전환하는 장치로 읽힌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보급창고 3호를 보존의 대상에만 묶어두지 않고, 새로운 복합문화환승센터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 있는 유산으로 재작동시킨다. 이러한 점에서 본 설계는 산업유산 보존과 현대 교통시설 계획, 그리고 원도심 재생이 만나는 건축적 실험이며, 대전역 동광장에 새로운 공공적 장소성을 부여하는 제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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